"서울지역에 경계경보 발령.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5월 31일 새벽 6시 40분, 날카로운 소리가 깨운 아침은 어느 때보다 시끄럽고 혼란스러웠어요. 오발령이라는 알림이 발송되기 전까지 흘러간 20분 속의 혼잡함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우왕좌왕하고, 난처하고, 답답했던 건 누구의 탓이라고 말할 수 없는 종합적인 문제일 거예요. 이제부터는 필요한 것을 똑바로 바라볼 때입니다. 안전과 일상은 묶여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요. ⛑️ by.열무

삶이 재앙 같다고 느껴질 때가 많아요. 살아갈수록 더요. 끔찍한 기억은 불쑥불쑥 내 기억을 헤집고, 강해졌다고 생각하는 나는 갑자기 다시 내가 싫어했던 모습이 되죠. 입맛은 없고, 하늘은 아득하고, 끝이 보이지 않아 숨이 막혀요. 뭐가 재난인지도 모르면서 핸드폰은 자꾸만 경보음을 울리고요. 그렇게 마음에 폭탄 하나 터진 것만 같은 때가 있어요.

그럴 땐 다시 좋아하는 것들의 성질을 기억해야 해요. 산책, 풍경이 잘 보이는 버스 자리, 따끈한 소금빵. 무해하고 평화로운 나의 일상을 떠올려요. 굴하지 말고 계속해서 기대하세요. 밥을 꼭 잘 챙겨 드세요. 듣고 싶은 말을 스스로에게 많이 해주세요. 재앙과 별개로 나를 보존하는 것에 힘써야 해요. 그러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내가 원하는 데로 살기로 해요. by.열무 

☄️ 지구를 향해 돌진하는 혜성을 발견한 두 천문학자. 임박한 재앙을 전 세계에 알리고자 모든 언론사를 찾아다니지만, 세상의 반응은 시큰둥한데요. 육안으로 관측되는 거리까지 혜성이 다가왔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제각각입니다. 재난을 믿지 않는 자, 재난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 종교의 심판이라 소리치는 이들의 목소리에 뒤섞여 실질적 대책은 뒷전으로 밀려가는 현실. 마치 눈앞에 닥친 기후 위기, 전쟁과 같은 재난을 마주하는 현대사회가 겹쳐 보입니다. 재난에 대처하는 옳은 방법은 무엇일지 생각해보게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