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조차 나를 믿지 못할 때, 곁을 지켜주었던 이에게 마음의 빚을 지고 있어요. 『빈센트 반 고흐, 영혼의 그림과 편지들』에서는 빈센트와 그의 동생 태오가 주고받은 편지 중 112통을 발췌해 모았습니다. 반 고흐는 쉼 없이 그림을 그렸지만, 단 한 점 밖에 팔지 못한 무명화가였는데요. 그가 생전 가장 의지한 사람이었던 태오는 금전적, 정신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어요. 고독한 하나의 삶에 두 영혼이 오갔던 편지들을 살펴봐요. 서로 버팀목이 되어주며 치열하게 건너왔던 생뿐 아니라 그의 예술세계까지 바라볼 수 있습니다.

이제는 소홀해졌지만 계속 신경이 쓰이는 사람이 있나요? 『복자에게』의 주인공 이영초롱에게는 복자라는 단짝 친구가 있어요. 낯선 섬에서 마음을 열게 된 유일한 친구이지만, 작은 사건 이후로 어색해졌습니다. 성인이 되고 우연히 만난 복자는 그간 많은 사정이 생긴 듯한데요. 등장인물들이 마주하는 수많은 실패들을 바라봅니다. 넘어진 마음들을 딛고 다시 살아갈 수 있는 건 함께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타인의 삶을 찢고 들어가는 용기와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따스하게 담겨 있는 이야기입니다.

‘가족’ 하면 나도 모르게 떠올리는 모습이 있습니다. 엄마와 아빠, 그리고 아이. 하지만 우리 사회엔 훨씬 더 많은 가족의 형태가 존재하죠. 입양 가족도 그중 하나인데요.  『가족은 꼬옥 안아 주는 거야』에서는 아이들의 시선으로 가족의 정의와 의미를 알려주고 있어요. 입양 동생 연재가 온 후 연준이는 양보해야 할 것들이 많아지는데요. 엄마 아빠가 낳지는 않았지만, 서로를 꼬옥 안아주며 습관이 닮아가고, 취미를 공유하며 끈끈한 가족이 되어갑니다. 때때로 다투고 미워해도 그들을 잇고 있는 것의 이름을 떠올려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