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ol.74) 올해 내가 사랑했던 순간들 🩵

2025. 11. 30.

❄️ 하루가 갈수록 짧아지는 요즘, 기온은 영하로 떨어졌고, 출근길엔 이른 겨울 냄새가 바삭하게 깔립니다.

올해의 나를 떠올리면 “그래도 꽤 잘 버텼다”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 않나요? 어쩌면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단단한 존재인지도 모르겠어요. 넘어질 듯하다가도 다시 중심을 잡고, 혼자라고 느낄 때조차 작은 온기를 찾아 견뎌낸 한 해니까요.

그래서 이번 뉴스레터에는 ‘지나온 나를 다정하게 바라볼 수 있는 책들’, 그리고 “올해 참 길고도 짧았다”는 말이 자연스레 나오는 이야기들을 담았습니다.

연말이 손에 닿을 만큼 가까워진 지금, 님에게도 올해를 부드럽게 닫아줄 한 줄이 남았으면 합니다.

🌸 by.해나

💬 님, 이 책은 어때요?

📌 이럴 때 읽으면 좋아요!

ㆍ올해의 나를 다독이고 싶을 때

ㆍ작은 친절의 힘을 믿고 싶을 때

ㆍ부재를 견디는 법

🎹 레슨

이언 매큐언 | 문학동네

🕰️ 한 사람의 생을 통째로 바라보며 ‘되돌아본다’는 행위의 깊이를 묻는 이언 매큐언의 자전적 소설이에요. 『레슨』은 어린 시절의 상처부터 놓쳐버린 기회들, 예기치 않은 사랑과 이별까지, 우리가 지나온 시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화해하는지를 차분히 비춥니다. 그 모든 순간을 간결한 문장으로 엮어내며 후회와 회복, 회상과 성장을 동시에 품은 인생의 리듬을 들려줘요. 연말의 문턱에서 올해를 돌아보고 싶은 분들께, 삶이 남긴 흔적을 조용히 어루만지는 소설로 건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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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쁨의 황제

오션 브엉 | 인플루엔셜(주)

『기쁨의 황제』는 철교 위에서 만난 열아홉 살 하이와 기억을 잃어가는 노인 그라지나가 기묘한 동거를 시작하며, 서로의 삶에 마지막 빛 한 줄기를 건네는 이야기입니다. 오션 브엉은 폭력과 상실로 가득한 현실을 거부하지 않으면서도, 돈이 들지 않는 친절이 어떻게 한 사람의 세계를 지탱하는지 섬세하게 비춰요. 말 한마디, 누군가를 붙드는 손길 같은 작은 선의가 두 사람을 다시 삶으로 끌어올립니다. 올해 우리가 서로에게 건넸던 따뜻한 마음의 조각들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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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널 보낼 용기

송지영 | 푸른숲

🕯️ 말할 수 없는 상실 앞에서, 남겨진 자는 어떻게 다시 삶을 이어갈 수 있을까요. 『널 보낼 용기』는 열일곱 딸을 자살로 떠나보낸 한 엄마가 상실의 계절을 건너며 기록한 고백이자, 다시 살아보기 위한 느린 회복의 기록입니다. 저자는 ‘무엇을 놓쳤을까’ 되묻고, 같은 아픔을 겪은 이들을 찾아가며 딸이 남긴 언어를 다시 붙듭니다. 애도는 끝나는 감정이 아니라 날마다 열어야 하는 창문과 같다는 사실을, 슬픔과 희망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을 조용하게 보여줘요. 금기시되는 자살 사별의 현실을 드러내며, 한 개인의 고통이 사회 전체의 질문이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남기는 책입니다.

부재를 견디는 마음과 사랑이 남긴 흔적을 돌아보고 싶은 분께 조용히 권하고 싶은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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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시 슬랙 《작은 텃밭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요즘은 마음보다 몸이 더 빨리 지치는 날이 많죠. 머릿속은 계속 앞서가는데, 정작 나는 그 자리에 멈춰 서 있는 듯한 느낌, 한 번쯤 모두가 지나가는 순간일 거예요🥲

캐시의 『텃밭에서 다시 삶을 배우다』는 바로 그 멈춤에서 시작돼요. 화려한 커리어를 내려놓을 만큼 무너졌던 날, 그녀를 다시 일으킨 건 뜻밖에도 작은 텃밭이었죠. 흙을 만지고, 씨앗을 심고, 자라는 생명을 지켜보는 일. 거창한 치료가 아니라 손끝의 흙과 한 번의 수확이 흩어졌던 마음을 조금씩 붙잡아주었습니다.

우울을 극복하는 영웅담이 아니라, 멈춘 자리에서 천천히 회복을 배워가는 기록. 오늘의 님에게도 잠시 쉬어가도 괜찮다는 작은 용기를 건넵니다🌱

🌙 by.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