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ol.72) 🍁 오늘을 접어 책갈피에 끼워두자

2025. 9. 30.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 낮이 짧아졌고, 해는 부쩍 빨리 집으로 갑니다. 거리엔 긴 팔이 자연스러워졌고, 집 앞 은행나무는 벌써 물이 들기 시작했네요. 익어가는 가을, 너무 완벽해서 오히려 아쉬운 날씨죠.

날씨가 이토록 좋으니 괜히 마음이 급해져요. 이 짧은 가을을 제대로 보내지 못하면 또 금방 긴 겨울이 한 해를 마무리 할 것만 같은 기분. 그래서일까요, 요즘은 하루하루 맑은 하늘을 더 유심히 바라보게 됩니다.

이번 뉴스레터에는 이 찰나의 계절을 오래 기억하게 해줄 책들을 모았습니다.

님의 가을 한 장면이 오래 남기를 바라며.

🌸 by.해나

💬 님, 이 책은 어때요?

📌 이럴 때 읽으면 좋아요!

ㆍ낯선 계절이 스며들 때 읽으면 좋은 책

ㆍ덜어내어 오래 남는 조용한 글

ㆍ한때 전부였던 것을 놓아주는 기억

🍂 소설 보다 : 가을 2025

서장원 외 2인 | 문학과지성사

🍁 올가을, 가장 먼저 만나보는 계절의 소설. 《소설 보다 : 가을 2025》는 지금 한국 문학의 젊은 작가들이 그려낸 가을의 공기와 마음을 담은 단행본이에요. 서장원의 「히데오」, 이유리의 「두정랜드」, 정기현의 「공부를 하자 그리고 시험을 보자」― 서로 다른 세 편의 이야기 속에서 사랑, 성장, 실패, 욕망이 교차하며 ‘나’라는 존재가 조금씩 새롭게 빚어집니다. 문학과지성사의 계절 프로젝트인 ‘소설 보다’는 8년째 젊은 작가들의 작품과 인터뷰를 묶어내며 문학과 계절을 전하고 있어요. 계절이 스쳐가는 속도와, 그 속에서 놓치고 살았던 감정들이 되살아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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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해지지 않은 것들에 대한 에세이

유디트 헤르만 | 바다출판사

📖 《말해지지 않은 것들에 대한 에세이》는 유디트 헤르만이 처음으로 쓴 에세이입니다. 작가는 왜 어떤 문장을 쓰지 않았는지, 어떤 인물을 이야기에서 지웠는지를 솔직하게 털어놓습니다. 오랫동안 심리치료를 받으며 겪은 일들, 친구와의 관계, 소설 속 인물의 실제 모델이 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그녀는 “글을 쓴다는 건 뭔가를 덧붙이는 일이 아니라, 덜어내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조용하지만 오래 남는, 그런 글을 찾고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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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영 그만두기

린 섀프턴 | 위고

🏊🏻‍♀️ 《수영 그만두기》는 예술가이자 전직 수영 선수인 린 섀프턴이 쓴 아주 개인적인 회고록이에요. 올림픽을 목표로 달렸던 어린 시절의 수영 경력을 중심으로, 수영을 그만둔 뒤에도 완전히 끝내지 못한 감정들, 떠나보내지 못한 장면들이 책 곳곳에 묻어나요. 그 시절의 자신을 돌아보며, 사랑했고 때론 두려워했던 시간들을 예술의 언어로 다시 꿰매듯 엮어냅니다. 수영이라는 스포츠를 넘어, ‘한때 전부였던 무언가를 놓아주는 일’에 대해 조용히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성장과 이별, 그리고 그 사이에서 여전히 나를 지탱해주는 기억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은 분께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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